블루스부터 로큰롤까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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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582 · 2026-10-17 04:43:19 · 27 views · 2 min read
블루스, 락앤롤, 알록달록하고 건들거리는 우리들의 기타 히어로
블루스 매니아들이 들어 본 몇 가지 이름들을 생각해 보자.
기타 학원은 무슨...자기 형 러델한테 까까 얻어먹으면서 기타를 배운 농부의 아들이다. 술이 아닌 알코올 그 자체에 매료되어서 공업용 에탄올을 퍼먹던 괴짜였다.
이 사람이 대단한 무대를 뛰고 5성급 호텔에서 장렬하게 전사한 거도 아니고, 조카 생일에 노래 불러주고 죽었다.
60까지밖에 못 살았다. 술이 웬수다.
탐파 레드는 여러 번 이혼과 재혼을 반복하고, 여자 문제와 술 문제로 늘상 소란스러웠다. 기타는 길거리 버스킹을 하는 음악가한테 도제식으로 배웠고, 전형적인 날라리 기타리스트였다.
기타는 진짜 잘 친다. 도회적이고 세련됐다.
찰리 패튼은 반쯤 건달이었다. 정의의 주먹 김두한도 아니고, 까부는 애들 휘어잡겠다고 주먹질하다가 몸이 다 상해서 죽었다. 유튜브에 올라온 찰리 패튼 음악 중에 조회수가 높은 '스푼풀 블루스'의 배경사진은 죽은 남편의 사진을 들고있는 찰리의 집사람이다.
노래는 잘 하지만, 솔직히 이상한 아저씨다. 나라면 저렇게 안 살거다.
다들 사진관에서 깔끔한 양복을 입고 찍은 사진이 무색하게, 골때리는 인생을 살았다.
록은 어떨까? 러시아에서 매우 유명한 포크 록, 아방가르드 록 밴드인 피크 클락손을 한번 보자.
이 사람들은 평범한 노동자고, 돈 벌어서 밴드에 돈을 박았다. 내성적이고 좀 별난 형제 밴드였다. 그리고 재수가 나빠서 요절했다.
예술에 불태우고 죽은 것도 아니고, 진짜 건강 이슈로 앓다 죽었다.
너무 평범한데 음악은 그렇지 않다.
이 사람은 활동할 시절에 잡혀가서 강제 입원까지 당했던 터라, 소련 엿먹으라고 하던 인간인데... 소련 망하고 나니 차라리 그때가 나았다면서 민족주의 극좌 활동을 했다. 그러고는 걔네들도 인종차별적인 집단이라고 하면서 또 박차고 나왔다.
싫었음 청년.
그리고 이 사람들의 고향인 옴스크는 지역 드립의 대상이었다.
옴스크 놈들은 죄다 껄렁패거나 약쟁이야!
참 질 나쁜 지역감정이지만 어딘가 정신나간 옴스크 로큰롤 씬을 보면 이해가 될듯말듯하다.
유명한 아방가르드 록 밴드 그루빠 DK도 보자.
모스크바 뉴웨이브, 록 씬이라면서 니들은 뭐하는데? 숙취를 소리로 표현한 느낌이다.
솔직히 니들이 더 질 나쁜거 아녀?
밴드 리더는 수학과 출신의 엘리트 엔지니어고 나름 똘똘한 사람들의 아방가르드 프로젝트였지만 '국가 전복'같은 소리를 하고 다녀서 당국에 자주 잡혀갔다. 근데 그렇다고 자본주의 열혈 투사도 아니다.
영국 런던의 무정부주의자 밴드. 그리고 사회 비판이 거의 대표적인 내용이다. 해골바가지 앨범 커버는 직접 그렸고, 런던 껄렁패 그 자체다. 노래는 거의 괴성을 지르고, 기타는 생각보다 잘 친다.
런던 놈들이 그렇지 뭐. 쟤네도 서울에서 태어났으면 대치동 갔어.
그리고 이 알록달록하고 퀴퀴한 영웅들은 여전히 컬트적으로 깨나 인기있다.
그리고 우린 안락한 국가와 규제의 테두리에서 저 영상들을 본다. 다음 날 우리는 이상한 소리를 한다.
우리나라는 너무 위대해서 세계 제일이야. 우리는 최고의 선진 국가야.
한 가지 묻자. 모든 나라 사람들은 자기 나라가 최고라고 한다.
근거가 어딨는데? 언론, TV, 그리고 유튜브는 '우리들의 근거'가 아니야.
우리나라의 위대한 업적, 대단한 성취를 백날 얘기해도, 내 옆 사람한테 커피 한 잔 갖다줄 정이 훨씬 필요한 얘기다. 설령 우리가 저 일그러진 컬처 심볼들만큼이나 불완전하더라도 단순한 얘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