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카우카 파라이소92 게이샤 P06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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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582 · 2026-06-26 06:16:32 · 38 views
앞서서
우선, 정통 에티오피아 농산물파(?)인 내가 선택한 원두 치고는 꽤 특이하다.
물론, 종주국 에티오피아만큼 폭발적인 무게감을 주는 진중한 커피는 아니지만, 콜롬비아 역시 충분히 좋은 산지이며, 파라이소92와 같은 농장은 남미의 플랜테이션들과 달리 열정적인 농업인들이 생산을 책임진다고 알고 있다.
이 원두는 상당히 특이한 것이, 바리스타의 소개 문구인 "복숭아 맛"이 상당히 잘 드러나 있다.
바리스타의 강조 노트: 복숭아, 플로럴, 열대 과일
나의 강조 노트: 복숭아, 레몬, 오렌지, 줄딸기, 산딸기, 인삼, 월넛, 미나리, 난초(동아시아)
이 부분이 겹친다는 점은 매우 특이하다.
아쉬운 점은, 로스터리에서 로스팅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내 추측으론 미나리 향이 사그라들고, 일부가 인삼 맛으로 변질된 것으로 보아 시티 로스팅 정도를 기대해 볼 수 있겠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이번에는 서로 다른 두 잔에 다른 방식으로 테이스팅하였으며, 추출 도구도 달랐다는 점이다.
원두
원두 크기는 꽤 크고 길쭉하다. 대체로 농업 관련 자료를 찾아 보면 크고 길쭉한 원두는 많은 강우량, 아열대 혹은 열대 지방 초원의 토질, 영양 과잉에 의해 형성된다고 한다. 이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것은 P06랏은 영양 공급과 관수를 의도적으로 늘린 랏이라는 정보이다.
추출 및 테이스팅 1: 뉴 브리카 2인분
주전자 상단 부품을 수돗물에 강하게 씻어 식힌다.
주전자 상단에 찬 물을 받는다.
커피 원두, 찬 생수 100ml(하단 부품)를 채우고, 모두 결합한다.
결합된 포트를 섭씨 -23도에서 2분간 식힌다.
꺼낸 포트를 바로 가열한다.
추출이 진행될 때 불을 끄고, 커피를 따라 낸다.
이 단계를 따르면 커피의 잡미가 줄어들며, 미나리 향이나 인삼 향, 그리고 산딸기, 줄딸기 등의 풍미가 따라 오게 된다.
테이스팅 컵
우측의 안캅 데미타세와 크기 비교를 하기 바란다.
사용한 잔은 행남자기에서 무명 디자이너와 협업했던 특이한 상품이다.
이후 해당 예술가를 검색하니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신예에 그쳤나보다.
그러나, 잔의 사용성은 좋은 편이다. 아쉬운 점은 너무 좋은 보온 성능 탓에, 테이스팅이 둔해지기도 한다.
추출 확대 샷은 넓은 보울에 마시는 것과 달리, 좁은 면적에 따라서 '크레마'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모카 포트이고 속아서는 안 된다. 질감은 오히려 마요네즈나 거품 낸 기름에 가깝다.
이 추출은 밖으로 새어 나오는 향과 입에 들어가서 맡을 수 있는 향이 달랐다.
향미
첫 모금
밖에서 맡는 향: 복숭아 입 안에서 맡는 향: 복숭아->난초->미나리
둘째 모금
밖에서 맡는 향: 복숭아 입 안에서 맡는 향: 레몬->복숭아->미나리
셋째 모금
밖에서 맡는 향: 복숭아
입 안에서 맡는 향: 오렌지->복숭아->줄딸기->레몬-----(레몬이 길게 남음)
넷째 모금
밖에서 맡는 향: 복숭아, 땅콩, 호두, 인삼
입 안에서 맡는 향: 오렌지+줄딸기+산딸기(동시에 향이 남)
끝 잔의 목넘김: 약수같은 청량감
미분이 조금 남는다. 이상하게 둘째 잔에서는 마시는 도중 미분이 벽에 기롬과 섞여 흡착되면서, 전혀 입으로 들어 오지 않았다.
둘째 잔: 모두 뒤섞어 마시기
음용법
커피를 따라낸 후, 추출액을 모두 뒤섞는다.
섞인 용액에서 맛이 복잡한 층을 이루는 것을 감상한다.
특이한 것이, 이 경우 맛의 전환이 연속적이라서 복숭아->산딸기 노트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사이에 섞인 맛이 드러난다.
첫 모금
복숭아->산딸기->인삼->레몬
둘째 모금
복숭아->인삼
이 때, 인삼이 입에서 느껴지는 위치는 첫 번째 추출의 미나리와 같다. 맛의 결로 보아 4인분으로 추출하며 열을 더 오래 가열하게 되어, 미나리 맛이 나는 성분이 변성된 것으로 보인다. 사전적으로 미나리 향은 테르펜이라고 하는데, 나는 화학을 잘 모르고, 시약에 계측해 본 적이 없으니 신뢰할 수 없다.
셋째 모금
복숭아->레몬
넷째 모금
산딸기->소고기->땅콩->인삼
이 부분은 매우 놀랍다. 분리된 향미를 섞으니 명확하게 소고기 맛이 난다.
애초에, 육류의 부드럽고 농후한 감칠맛이 다양한 향미가 뒤섞인 결과라고 봐야 하는가? 더욱 탐구할 가치가 있다.
서양에서는 'Meaty'라면서 탐구하지 않는 향이다. 그러나, 이 육류의 맛은 대체로 컵의 마지막 한 모금을 기분 좋게 쓸어 내리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평가
향유같은 느낌은 없다. 그러나, 매우 흥미로운 잠재력을 가진 원두다.
증기를 이용한 추출 방식이면, 모카 포트가 아니어도 잠재력이 있을까? 더 많은 추출 도구를 사용하면 좋겠지만, 경제적 여유가 생기고 나서 해 보자.
흥미로운 실험대, 그리고 확실한 복숭아 맛
평가: 4.2/5.0(사유: 추출이 즐거운 원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