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아 사랑받는 블로그 운영에 대해 이야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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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582 · 2026-11-01 15:40:03 · 9 views · 3 min read
지속 가능한 블로그를 작성한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워드프레스나 Velog를 이용하는 방안을 지속 가능한 블로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최근에, PHP에서는 심각한 보안 이슈가 터졌죠. 모든 워드프레스 블로그는 아니겠지만, 아마 이 언어 자체의 취약점이 생각보다 많은 블로그의 대문을 느슨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만약 워드프레스가 어느 날 유지보수되지 않게 된다면, 우린 남이 짜 둔 아키텍처를 거꾸로 짚어 가면서 포크판을 작성해야 합니다.
오히려 최근의 보안 사태들에서 "오보로나의 집"은 평화로웠습니다. 4만 줄 내외의 블로그 로직, 그리고 마찬가지로 5만 줄 내외의 C언어 웹 프레임워크. 코어 런타임은 고작 2만줄 대입니다.
제가 굳이 보안에 신경을 쓰자면, CWIST 내 의존성인 boringssl을 최신 커밋으로 받아오는 정도를 하겠죠.
그리고 만약 boringssl 등이 유지보수되지 않게 되더라도, 언제나 다른 구현체로 갈아타면 됩니다.
그래 봐야 5만 줄 내외의 뼈다귀 C 코드입니다. 여기서 모듈식으로 몇 개만 점진적으로 갈아끼우는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죠.
그리고 백업은 언제나 필요하겠죠?
보통 직접 블로그를 작성할 때의 맹점이, VPS를 마치 물리 서버처럼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블로그의 메인 노드 역시 핀란드 소재의 VPS입니다. 하지만 물리적인 백업 노드가 없다면 모종의 사유로 VPS 회사가 문을 닫았을 때, 우리는 어떤 데이터도 지킬 수 없죠.
그래서 전 한국 서버만큼은 제가 직접 물리 서버를 관리합니다. N150 CPU가 탑재된 작은 컴퓨터죠.
특정 연재 플랫폼의 폐쇄, 오픈 소스의 퍼블릭 아카이브화...타인의 결정으로 인해 누군가의 연재 공간이 사라지는 것은 흔한 일이었습니다.
여러분은 파란 블로그, 다음 블로그의 폐쇄를 기억하시나요? 저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물론 해당 서비스들은 "백업본"을 사용자에게 주었습니다. 하지만 외부 서비스와의 연결이 덕지덕지 떨어진 흔적이 남은 그 "백업본"을 우리는 정말 살려서 쓸 수 있었나요? 받아 본 사람은 아마 "아니오" 라고 말했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수만 줄의 C 코드와는 바꿀 수 없을 만큼 많은 추억을 "잃었습니다".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우리는 무력하고 미련하게 정보를 외장 HDD에 쑤셔 뒀다가, 또 잊어 버렸습니다.
AI 시대는 정말 좋은 시대입니다.
한편으로 저작권 등의 이슈, 소수 정체성에 대한 희석 등이 나오지만, AI 시대는 적어도 "몇 만줄은 우스운 수준"의 장악력을 쥐기에 참 좋은 시대입니다. 그리고 추억의 가치에 비하면 이런 블로그 엔진 정도를 유지보수하고, 자체 프레임워크의 취약점을 패치하는 정도의 일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시대입니다.
휘발성이 강한 "웹 환경"? 이제 이런 시대에는 백업도 쉽고, 서비스 재개도 쉽죠.
그것이 정말 "내 것"이라는 전제 아래에서요.
실제로 제가 블로그에 기능을 하나 추가하기 위해선 프레임워크 정보를 읽히고, 코드 생성을 시킨 후, 검수 후 통합하는 일만 해도 돌아는 갑니다. 적어도 코드 품질에 신경쓸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없더라도, 어렵지 않게 기능 하나를 추가할 수 있죠.
그리고 오늘 저는 이 블로그에 영상 자막 기능을 추가하였습니다. 너무나 손쉬운 배리어 프리 확장이죠.
그래서 이 블로그는 미련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제가 기술과 관련된 포스트를 공유하는 공간이고, 한편으로는 포트폴리오라기엔 조금 일상적입니다.
나름 포트폴리오로 구상한 곳인 Github.io와 비교하면 주장의 강도도 분명하고, 중립성과 사실성에만 입각하여 작성하는 공간은 아니죠.
물론 포트폴리오 하단에 링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너무 개인적인 얘기는 피합니다만, 이 블로그엔 분명 추억이 쌓이고 있습니다. "헤론의 공식" 포스트에 달린 댓글처럼 제게 더 좋은 통찰력을 주는 좋은 말들도 남아 있구요.
뭐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소소한 일상 공유, 그리고 쌓여 온 과거의 나...이것이 외부 메인테이너의 "퍼블릭 아카이브" 하나로 얼어 버리기엔 너무나도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아마도 "국룰"에는 언젠가 종말이 올 거고요.
그렇지만 자기 소유라면, 그 국룰이 바뀌어도 남겨는 둘 수 있습니다.
미국에는 여전히 Apple II 시절부터 이어진 Diversi Dial 채팅방을 유지보수하는 아저씨들이 있습니다. 전화선이나 TELNET은 이제 표준 인터넷이 아닌데도, 여전히 접속하면 사람들은 왁자지껄 떠들죠.
하지만 부모님 세대의 부유층이 쓰던 하이텔이나 천리안은 사라졌습니다. 거기 있던 글들도 이젠 흔적도 없고요.
그래서 저는 이 블로그가 마치 Diversi Dial처럼, 가상 현실과 최첨단 AI 웹이 넘실대는 2050년대에도 살아 숨쉴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집니다. 그리고 그것이 헛된 꿈이 아니길 바랍니다.
AI 시대에도 신문을 읽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리고 전 불과 며칠 전까지도 종이책을 읽었구요.
그래서, 저는 이 블로그가 다못 따뜻하고 감성적인 블로그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이 블로그의 빨강 톤 액센트처럼요.